출처 : 자연건강
[자연건강] ‘기능적뇌척주요법’ 이영준 원장
　뇌신경 9개 통과…어긋나면 목·등뼈 등 뒤틀려
　자신의 손 마비 고치다 교정장치 개발해 ‘완치’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인들은 아픈 사람을 낫게 해줬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이 배운 의술을 총동원했는데도 병이 낫지 않을 때는 당혹스럽게 되지요. 난치병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의료인들이 난치병에 대해 포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의료인들이 난치병에 도전합니다. 천안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영준(53·사진) 원장이 그런 사람입니다.
　이 원장의 한의원에는 이름도 낯선 질병을 가진 환자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요즈음 가장 많이 찾아오는 환자는 사경증을 앓고 있는 이들입니다. 사경증은 자신의 의자와 상관없이 고개가 한쪽으로 자꾸 돌아가는 증세입니다. 뚜레증후군 환자도 자주 찾아 옵니다. 뚜레 증후군은 음성틱장애와 운동틱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안면비대칭증, 입을 여닫는데 문제가 있는 개구장애, 척추측만증, 간질, 척추 디스크 등이 이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입니다.
　
사경증, 뚜레증후군 등 낯선 이름들…음양조절장치 통해 교정
　
이 원장은 자신이 개발한 기능적뇌척주요법(FCST)으로 환자를 치료합니다. 기능적뇌척주요법은 턱관절의 균형을 바로잡아 척주의 균형을 되찾음으로써 몸에 나타난 이상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우리 몸은 스스로 치료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뇌는 몸의 이상을 감지해 이를 바로 잡는 명령을 뇌신경을 통해 내립니다. 12개의 뇌신경 가운데 9개가 턱관절을 지나가는데 턱관절이 어긋나 이 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이상의 감지와 이의 교정을 위한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지요.”
　그는 턱관절이 어긋나면 먼저 목뼈가 뒤틀리게 되고 이는 가슴뼈, 등뼈, 허리뼈, 골반뼈 등의 변형을 낳는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턱관절을 바로 잡으면 목뼈를 비롯, 척주를 바로 잡을 수가 있고 신경전달체계가 복원되어 몸의 자연치유력이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 원장은 자신의 치료를 “자연치유력이 작동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턱관절을 바로 잡는 과정은 그가 개발한 음양조절장치를 통해 이뤄집니다. 음양조절장치는 권투 선수들이 끼는 마우스피스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에 앞서 환자들은 먼저 목뼈가 좌우로 부드럽게 돌아가는지를 알아보는 경추회전검사, 목 주위의 근육의 긴장도를 알아보는 측경부근 긴장검사법 등을 통해 어긋난 정도를 진단받습니다. 진단에 따라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음양조절장치를 만들어 입에 물고 다니게 됩니다.
　지난 27일 그의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3시간 가량 관찰하니 음양조절장치를 입에 물면 몸을 떨던 틱장애 환자의 증상이 줄고, 사경증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턱관절 교정은 조금씩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지고 교정이 이뤄짐에 따라 음양조절장치를 새로 만들어 써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자주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적어도 수십 번, 많을 경우 100차례 이상 교정이 필요합니다. 집이 먼 환자들은 이 원장의 한의원 주변에 방을 얻어 놓고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처음엔 주위서 코읏음…치료효과 알려지자 의대서 강의까지
　
　그가 기능적 척주요법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병 때문이었습니다. 한의대 공부를 마치고 개원을 앞둔 87년 그는 오른손이 마비되는 증세가 생겼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의 병을 고치는 한의사가 오른손이 마비되다니. 당황스러웠습니다. 병원과 한의원을 다녀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친구 아버지인 한의사로부터 지어 온 한약을 두 달 가량 먹으니 증세가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피곤하거나 날씨가 흐리면 다시 손이 마비됐습니다. 이 원장은 그때부터 카이로프랙틱이나 추나요법 등 보완대체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그런 요법을 시술 받은 사람 가운데 하루 이틀만 지나면 척주가 다시 뒤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민이 됐습니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 턱관절의 어긋남이 근본 원인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 자신도 턱관절을 바로 잡으니 목뼈가 제 자리를 찾았고 마비 증세도 사라졌습니다.
　이 원장은 이를 기능적척주요법으로 이름짓고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그의 방법에 코웃음을 쳤습니다. 의료인들 가운데는 그를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때 대구의 한 일간지에서 명의로 소개됐던 그였지만 환자들도 등을 돌렸습니다.
　“턱관절만 조금 바로 잡으면 완치할 수 있는 환자에게 턱 이야기를 하면 다음부터 한의원에 오지 않는 겁니다. 마음 고생이 심했고, 어머니께서 아들이 고향에 오는 것을 원하셔서 몇 해 전 천안으로 왔습니다.”
　천안에서는 아예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턱관절 교정을 이용한 치료에 집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자 환자들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습니다. 의료계의 관심도 높아져 이 원장은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에서 이를 가르치고 자신의 한의원 건물 4층에 강의실을 만들어 2주에 한번씩 주말에 이틀 동안 의료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합니다. 지금까지 전문과정을 이수한 의료인만 300명 가까이 됩니다. 수강생은 한의사가 대부분이지만 치과, 정형외과, 소아과 의사도 있습니다. 그가 운영하는 뇌척주기능의학연구소 회원인 의료인의 수도 1500명이나 됩니다.
　“많은 의료인들이 기능적뇌척주요법을 배워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악관절과 척주 뒤틀림 예방 생활습관
　
　▷ 음식을 먹을 때 양쪽 이빨을 고루 사용하라
　악관절이 어긋나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한쪽 이빨만으로 음식을 씹어 먹는 것이다. 양쪽 이빨을 고루 써서 음식을 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이빨에 문제 가 있는 사람은 빨리 치료하라
　이빨이 상하거나 한쪽 이빨이 빠져 있는 경우에 다른 쪽 이빨만을 쓸 수밖에 없다. 빨리 이빨을 치료해 양쪽 이빨을 고루 쓰도록 해야 한다.
　▷ 요가, 기체조, 스트레칭 등을 하라
　스트레칭 특히 요가나 기체조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어긋난 척추를 바로 잡는데 도움을 준다.
　▷ 가능하면 베개를 낮게 베고 자라
　예로부터 고침단명이라고 했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면 목뼈가 자연스런 굴곡과 반대쪽으로 자극을 받게 된다. 뒤통수가 바닥에 닿고 바닥과 목 사이의 공간을 채울 정도의 베개가 좋다.
권복기 기자